대왕암공원은 입구에서 등대까지 600m가 소나무 숲길이고, 그 끝에 화강암 해안과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두세 시간은 걸어야 본 셈이 됩니다. 반대로 간절곶은 잔디광장과 등대, 우체통이 모여 있어서 한 시간이면 다 봅니다. 대신 시야가 트여 있고 하늘이 넓습니다.
일출만 놓고 보면 둘이 같습니다. 2026년 1월 1일 일출은 간절곶이 오전 7시 31분이었는데, 대왕암공원이 있는 울산 방어진도 같은 7시 31분이었습니다. 간절곶이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차이는 포항 호미곶보다 약 1분, 강릉 정동진보다 약 5분입니다.
사진을 목적으로 한다면 결과물이 다릅니다. 대왕암은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건너편 조선소가 한 화면에 들어옵니다. 간절곶은 수평선과 잔디, 흰 등대입니다. 부산에서 이미 이기대 해안산책로 같은 절벽길을 걸었다면 간절곶 쪽이 덜 겹칩니다.
3. 동해선을 타는 법
동해선 광역전철은 비수도권에서 처음 생긴 광역전철입니다. 2016년 12월 30일에 부전에서 일광까지 열렸고, 2021년 12월 28일 태화강역까지 연장되면서 부산과 울산이 전철로 이어졌습니다. 그 전에는 시외버스나 띄엄띄엄 있는 무궁화호를 타야 했습니다.
항목
내용
구간
부전역에서 태화강역까지 65.7km, 23개 역
소요 시간
전 구간 76분
배차
출퇴근 시간 15분, 그 밖에는 30분 간격
요금
거리비례제. 부전에서 태화강까지 편도 2,600원 수준
결제
교통카드로 탑니다
요금은 개정됩니다. 거리비례제의 기본운임은 자료마다 다르게 적혀 있고, 실제 금액은 승차 전에 확인하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부산 도시철도와는 요금 체계가 다르다는 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도시철도 이용법은 부산 지하철과 교통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배차가 30분인 시간대가 많다는 점이 실제로는 가장 큰 제약입니다. 한 대를 놓치면 일정이 30분씩 밀립니다. 돌아오는 열차 시각을 미리 보고 움직이셔야 합니다.
동해선 태화강역. 부전역에서 76분 거리입니다. 사진: 책읽는달팽, CC BY-SA 4.0.
4. 대왕암공원에서 무엇을 보나
대왕암공원📍지도에 들어서면 먼저 소나무 숲입니다. 입구에서 등대까지 600m가 송림이고, 백 년 넘게 자란 해송이 약 1만 5천 그루 있습니다. 그늘이 이어져서 여름에도 이 구간은 걸을 만합니다.
숲을 지나면 해안이 나옵니다. 바위 색이 밝습니다. 부산의 이기대가 검은 화산암이라면 이쪽은 화강암이라 흰빛에 가깝습니다. 같은 동해안인데 발밑이 다릅니다.
그리고 건너편에 조선소가 보입니다. 크레인과 공장 건물이 수평선에 늘어서 있는 풍경은 이 공원에서만 나옵니다. 자연 풍경만 기대하고 오면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 울산이 어떤 도시인지 한 장면으로 알려 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입장료는 없습니다. 2021년까지는 받았지만 지금은 무료입니다. 주차장은 유료이고 평일에는 2시간 이내면 무료입니다.
공원 건너편으로 조선소가 보입니다. 2018년 8월 촬영. 사진: Choi2451, CC BY-SA 4.0.
5. 303m 출렁다리, 시간 제약은 여기 있습니다
공원 북쪽 해안에 길이 303m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2021년 6월에 열렸고, 중간 지지대 없이 바다 위를 건넙니다. 국내에서 가장 긴 해상 보도 현수교로 소개됩니다. 개통 뒤 3년 동안 367만 명이 건넜습니다.
운영 시간과 휴장일을 먼저 보세요. 출렁다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고 오후 5시 40분에 입장이 마감됩니다. 그리고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에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공원 자체는 열려 있으니 헛걸음은 아니지만, 다리를 건너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하루를 버리는 셈입니다.
부전역에서 76분, 태화강역에서 버스로 다시 이동하는 시간을 더하면 편도에 두 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오후에 출발해서 다리를 건너려면 마감 시각이 빠듯합니다. 오전에 나서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리 자체는 무료입니다. 바닥이 뚫려 있지는 않지만 걸을 때 흔들립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통제될 수 있습니다.
송림 사이로 보이는 해안. 사진: Dittwjfsdgkvkdjg, CC BY-SA 3.0.
6. 등대가 두 채 서 있는 이유
송림 끝에 울기등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등탑이 두 채입니다.
울기등대📍지도는 1906년 3월 26일에 처음 불을 켰습니다. 동해 남부를 지나는 배들이 이 불빛을 보고 다녔습니다. 그때 세운 등탑이 지금도 남아 있고, 국가등록문화유산 제106호입니다. 낮고 둥근 흰 탑에 난간이 두 층 있는 모양입니다.
그 옆에 지금 실제로 쓰는 새 등탑이 서 있습니다. 소나무가 자라면서 옛 등탑의 불빛을 가리게 되자 더 높은 등탑을 새로 세운 것입니다. 두 채가 나란히 서 있는 풍경이 이 공원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자리 중 하나입니다.
공원에는 해파랑길 8코스와 9코스가 지나갑니다.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해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그 길입니다. 시작점부터 걸어온 사람들이 이 구간에서 울산으로 들어옵니다.
지금 쓰는 울기등대 등탑. 사진: 책읽는달팽, CC BY-SA 3.0.1906년에 세운 구 등탑. 국가등록문화유산 제106호입니다. 사진: 책읽는달팽, CC BY-SA 3.0.
7. 대왕암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나
널리 퍼진 설명은 신라 문무왕의 왕비 이야기입니다. 왕비가 죽은 뒤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어 이 바위 아래에 잠겼다는 전설입니다. 관광 안내문에도 대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설화이고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경주 감포의 문무대왕릉은 실제로 장례가 치러진 흔적이 남아 있지만, 울산 대왕암이 왕비의 무덤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왕비설이 향토 자료와 관광 안내에 실리면서 널리 퍼진 것은 1980년대 중반 이후입니다. 전설로 읽으면 재미있는 이야기이고, 사실로 읽으면 틀린 이야기입니다.
이름 자체를 보면 조금 다른 설명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바다의 신을 대왕이라 불렀고, 대왕이라는 말이 붙은 지명은 바다뿐 아니라 강이나 산에도 있었습니다. 대왕암은 그런 일반적인 이름 가운데 하나였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경주에도 대왕암이 있습니다. 검색하면 두 곳이 섞여 나오니 지도를 찍을 때 울산인지 경주인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경주 당일치기는 부산에서 가는 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8. 간절곶은 해가 가장 먼저 닿는 곳입니다
간절곶📍지도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해 첫날 기준으로 포항 호미곶보다 약 1분, 강릉 정동진보다 약 5분 이릅니다. 2026년 1월 1일에는 오전 7시 31분이었습니다.
땅은 넓고 평평합니다. 잔디광장이 펼쳐지고 그 끝에 흰 등대가 서 있습니다. 간절곶등대는 1920년 3월 26일에 처음 불을 켰고, 2001년 6월 1일에 지금 모습으로 다시 세워졌습니다. 높이 17m입니다.
등대 옆에 큰 우체통이 있습니다. 소망우체통이라고 부르는데 높이 5m, 너비 2.4m로 국내에서 가장 큽니다. 조형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우편이 나갑니다. 엽서를 써서 넣으면 일반 우편으로 배달됩니다.
연말연시에는 울주군이 해맞이 행사를 엽니다. 12월 31일 저녁부터 1월 1일 아침까지 이어지고 드론쇼와 불꽃쇼가 열린 해도 있었습니다. 다만 내용이 해마다 바뀌니 그해 공지를 보고 움직이셔야 합니다.
간절곶의 소망우체통. 흐린 날 모습이고 촬영은 2018년 8월입니다. 사진: Choi2451, CC BY-SA 4.0.
9. 서생역에서 간절곶까지
간절곶은 동해선 서생역에서 시내버스로 갑니다. 울산버스 735번이 20분에서 40분 간격으로 다니고, 515번도 있습니다. 남창역에서도 서생 방면 버스가 여러 대 다니지만, 서생역이 더 가깝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인 조언 하나를 드립니다. 버스 시각을 먼저 보고 전철을 고르세요. 전철 배차가 30분, 버스 배차가 20분에서 40분이라 두 배차가 맞지 않으면 역에서 오래 서 있게 됩니다. 지도 앱에서 도착 시각을 넣고 조회하면 이 조합을 자동으로 잡아 줍니다.
일출을 보러 갈 생각이라면 전철은 답이 아닙니다. 첫차가 일출보다 늦는 계절이 많습니다. 새해 첫 일출을 보시려면 전날 울산에 묵거나, 행사 기간에 운행하는 임시 교통편 공지를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 부분은 해마다 달라지니 울주군 공지를 보셔야 합니다.
10. 하루에 두 곳은 안 됩니다
계산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대왕암공원과 간절곶은 같은 노선 위에 있지만 서로 다른 구간이고, 둘 다 역에서 버스를 한 번 더 타야 합니다.
전철만 왕복 두 시간 반이 넘습니다. 부전에서 태화강까지 편도 76분입니다.
역에서 목적지까지 버스가 붙습니다. 양쪽 다 걸어갈 거리가 아닙니다.
두 곳 사이를 이동하는 시간이 또 붙습니다. 한쪽을 보고 다시 전철을 타야 합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두 곳 모두 사진만 찍고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하루에 하나입니다. 걷고 싶으면 대왕암공원, 넓은 하늘과 등대라면 간절곶입니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다른 당일치기와 비교하면 이동 시간은 경주와 비슷하고 통영보다는 짧습니다. 다만 경주와 통영은 볼거리가 몰려 있어서 하루에 여러 곳을 볼 수 있는 반면, 울산 동해안은 한 곳에 시간을 쓰는 여행입니다.
이미지: Photographs from Wikimedia Commons, reused under their stated licences. Daewangam Park rocks: Shinfull, CC BY-SA 4.0. Taehwagang station: 책읽는달팽, CC BY-SA 4.0. Daewangam shoreline with shipyards (2018) and Ganjeolgot postbox (2018): Choi2451, CC BY-SA 4.0. Coastline through pines and Haeparang trail board: Dittwjfsdgkvkdjg, CC BY-SA 3.0. Ulgi lighthouse towers: 책읽는달팽, CC BY-SA 3.0.